[꽃뜰] 23.06.01~23.06.07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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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뜰 1주일 살아보기>
우리 부부는 드디어 오래 전부터 꿈꾸던 남도여행을 떠났다.
강진 칠량이 고향인 남편 친구로부터 강진의 아름다움을 맛보려면 1주일 살기 프로그램에 참가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정원이 아름답고 리뷰가 좋은 꽃뜰에 푸소 신청을 했다.
운전을 담당한 남편의 나이가 있는지라 중간에 쉬어갈 요량으로, 부안에서 1박, 강진에서 6박7일, 군산에서 1박으로 8박9일의 여정을 짰다.
부안에서는 따뜻한 바지락죽을 먹고 변산해수욕장이 온통 노을로 물드는 황홀함을 맛보았다.
다음날 강진에 도착하여 다산박물관을 관람했다. 다산의 발자취를 따라가니 40대에 귀양을 가서 복숭아뼈가 으스러지도록 학문과 집필에 전념하고 제자를 기르는 모습, 아내와 자식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아내가 보내온 치마에 글로, 그림으로 표현하는 애잔함과 그의 다정함이 마음을 적셔갔다.
산길을 오르니 다산초당이 고즈넉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툇마루에 앉으니 제자들과 함께 떡차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참 귀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후 3시 숙소 이름 그대로 정원이 아름다운 꽃뜰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손수 2층까지 호박생강식혜를 가져다 주셨다.(사모님 작품이신데 지금도 그 맛이 생각이 난다.)
우리가 사용한 2층은 독립된 공간으로 침대, 화장실, TV,커피포트 등 모든 시설이 완비되어 있었고 이부자리도 깨끗했다. 발코니가 엄청 넓은데 거기서 우리는 별을 보며 걷기도 하고 마을의 불빛이 하나하나 꺼지는 모습, 옆집에서 저녁에 파티하는 정겨운 풍경도 볼 수 있었다.
꽃뜰에서 첫 저녁식사는 특 남도한정식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버섯한우전골, 갑오징어무침, 취나물, 백김치, 묵은지, 막걸리 8년간 간수 뺀 소금과 직접 만드신 액젓으로 간을 하신다고 한다. 어디서 이런 융숭한 대접을 받나 싶을 만큼 사모님의 솜씨와 정성은 정말 대단하시다. 1주일간 귀한 음식을 참 많이도 먹었다. 죽순볶음, 산나물된장국, 바지락탕, 토하젓과 열무김치, 두부새우볶음, 박나물, 유정란계란찜, 냉이무침, 메생이국, 소고기 토란국, 각종 생선구이 등 매일 다른 음식으로 입호강을 시켜주셨다.
식사 후 맛있는 커피를 주시고 관광 코스도 짜주셨다.
알려주신대로 강진다원을 갔다. 끝없이 펼쳐지는 녹차밭의 푸르름을 보면서 이한영 생가를 둘러보았다. 그 후손이 한다는 백운다실에서 녹차세트를 시켜 한옥에 앉아 월출산을 바라보았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녹차와 너무나 예쁜 다식과 떡을 먹고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어떤 날은 느루갤러러 앤 카페, 초당가는 길 같은 카페에서 커피나 전통차를 마시거나 전시회를 관람하며 망중한을 즐기기도 했다. 점심으로 짱뚱어탕,튀김을 먹기도 하고 팥죽, 바지락회무침,회를 먹기도 했다.
2번이나 갔던 가우도는 참 정답고 좋았다. 출렁다리도 걷고 둘레길을 걷다보면 평화로운 마을이 나온다.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비단결처럼 고운 바다를 보고 송엽국의 찬란함,가우라꽃의 청초함을 보노라면 진정한 힐링이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의재와 영랑생가도 인상적이었다. 사의재에는 거지꼴로 귀양온 다산을 4년이나 보살펴준 주모와 딸의 동상이 있었다. 아욱국과 비지락전을 먹이고 재워주며 용기를 주고 제자를 기르게 했던 주모와 그 딸을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들 또한 귀한 사람들이다. 주막도 원형대로 보존돼 다정하고 좋았다. 영랑생가는 모란이 필 때 다시 와야겠다. 시인이 나올 만한 아름다운 집이었다.
강진만 생태공원의 갈대숲과 둘레길, 넓고 한적하고 풍광이 정말 멋지다. 짱뚱어가 기어다니는 모습, 물이 있는 곳에서는 거의 날아다니는데 처음 보는 모습이라 마냥 신기했다.
생태공원 전망대에서 다산의 애절양이라는 시를 읽고 그 당시 서민들의 처절한 삶과 애처롭게 바라보는 다산의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아팠다.
강진은 주변에 30분~1시간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짬짬이 여수, 해남, 장흥, 완도도 다녀왔다.
마지막 아침식사도 융숭하게 대접받고 삶은 유정란(아침마다 수탉이 우는 게 참 재밌다. 나무에도 올라가고 애들은 날기도 한다.)과 직접 만드신 곶감 강진 귀리도 선물로 주셨다.
마지막 날 군산에 도착하여 하루 자고 은파호수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집으로 왔다.
1주일간 전망 좋은 숙소에서 너무나 귀한 재료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주시고 잊지 못할 대접을 해주신 사모님과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진1주일살기 프로그램을 만드시고 진행하시는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인들에게 많이 소개하고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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