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농박] 22.04.04~22.04.07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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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실농박의 추억
무슨 대견한 옛날 였으랴
그래도 못잊는 오월이랴
청산을 거닐면 하루 한 치씩
뻗어 오르느 풀숲 사이를
보람만 달리는 오월이러라 시. 영랑의 五月恨 신천지에 1950년 6월 발표
영랑 김윤식시인은 구수한 남도 사투리를 음악성 있는 시어로 표현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가졌던 분이다.
처음 강진의 영랑생가를 방문한 작년 오월 초순에는 모란은 이미 지고 없었다.
올해 사월 초순에 다시 찾아 갔는데 기대와 달리 모란은 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금곡사 가는길에는 벚꽃만이 화창한 봄을 알렸고 한켠에는 동백꽃도 어우려 있었다.
소중한 두 번의 생가 방문 기회가 있었지만 시기가 맞질 않아
따뜻한 봄날 영랑초가와 어우러진 한폭의 모란꽃은 보지 못했다.
사월 하순 붉은 모란이 내가 사는 수도권 아파트 한켠에 일곱송이가 피었다.
색이 참 진하고 그윽하다.
강진의 아련한 추억과 함께 한실농박에 머무른 사흘이 생각났다.
지난 사월초순 친구와 함께 만그루의 감나무 과수를 간직한 한실농박에 머물렀다.
농경지로 둘러싸인 한적하고 평온한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정원에는 수선화가 한참이고
뒤편에는 벚꽃이 만발 하였고 봉숭아꽃이 아침햇살에 빤짝이고 있으니
남도는 사방이 봄이였다.
두너른 과수원의 감나무들은 가지치기를 하고 봄을 준비하는 중이다.
도착날, 따뜻한 환대 속에 함께한 저녁식사에는 삼합이 시원한 강진의 막걸리와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톡 쏘는 막걸리의 청량감과 강하지 않으면서 잘 삭은 홍어의 맛과 무척이나 잘 어울러져 맛있었다.
박선생님은 교편을 잡으셨고 은퇴를 하신 분으로 한문과 국어를 가르치며
강진내에 많은 제자를 두신 존경받고 복 받은 분이셨는데
박식한 한문 풀이로 마냥 즐거운 화제의 연속이였다.
정사장님의 끼마다 달라지는 맛갈나고 정성스러운 남도의 아침식은 행복한 여행자의 하루 시작이었다.
질좋은 강진쌀로 만든 간식도 챙겨주셨고 여행 중에 차안에서 즐기는 먹거리였다.
숙소는 별채이다.
깨끗하게 준비 된 침구와 세심하게 정리 된 생활품들은 모든 것이 빠진 것 없이 준비되어 있어
안주인의 성품을 엿볼 수 있었고 놀랄 정도 였다.
다녀가신 분들이 남기신 글들이 모아진 후기책을 읽으니 다 같은 감사한 마음이였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집사람과 한번 방문하여 따뜻했던 두분을 다시 만나 즐거운 환담을 하고 싶다.
멋진 프로그램 기회를 주신 강진문화관광재단의 마케팅팀에게도 감사드린다.
참 애 많이 쓰셨다.
강진일주일살기는 소중한 추억과 우정을 만들어준 여행이었다.
강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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